"톱다운은 없다…직원들과 함께 혁신 이룰 것"

입력 2020-01-09 17:29   수정 2020-01-10 01:09

“순수한 철보다 다른 금속과 섞은 합금이 더 단단하다고 합니다. 내부 소통과 화합에 힘쓰며 더 강한 은행을 만들겠습니다.”

9일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(사진)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앞에서 기자와 만나 “내부 출신 행장과 차별화된 경력을 경영의 장점으로 승화시키겠다”며 이같이 말했다.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한 윤 행장은 취임 7일째인 이날까지 외부 출신 행장에 반대하는 노조의 저지로 본사 출근을 하지 못했다. 그는 금융연수원에 별도 집무실을 마련했다. 한국경제신문은 이날 점심시간 직전 금융연수원을 나서는 윤 행장을 만나 짧은 질의응답을 나눴다.

윤 행장은 ‘관치 인사’ 논란에 대해 “외부 출신 행장으로서의 강점을 발휘할 것”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. 그는 “모든 조직은 순혈주의로 계속 갔을 때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기기도 한다”며 “외부에서 보는 신선한 시각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”이라고 말했다. 기업은행은 2011년 이후 조준희, 권선주, 김도진 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았다. 경영 실적은 높아졌으나 내부에서 일부 임직원 간 파벌 문화가 생겼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.

임직원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. 윤 행장은 “혼자 모든 것을 바꿔보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”며 “조직 구성원의 말을 듣고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톱다운(top-down)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혁신을 시도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 특히 인재 개발·교육 등 분야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이 역량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.

일각에서 제기하는 ‘전문성 논란’에는 말을 아꼈다. 다만 “그동안 해온 업무 대부분이 금융 전반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던 일”이라고 선을 그었다. 윤 행장은 과거 재무부 시절 저축심의관실, 자금시장과, 금융정책실 등을 거쳤다. 서울·상업은행 구조조정, 은행 공적자금 투입, 은행 금리 자유화, 간접 통화 업무 관리 등 금융 관련 정책 집행 과정에 두루 참여했다. 경제협력개발기구(OECD) 근무 시절에는 1조원대 연기금 운용 업무를 맡아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.

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영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게 윤 행장의 생각이다. 그는 “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 본연의 역할인 만큼 혁신기업 지원 관련 분야를 가장 중요하게 챙길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

윤 행장은 우선 노조와의 대화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. 윤 행장은 지난 6일 노조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노조는 응하지 않았다. 윤 행장은 “노조가 요청하면 언제든 만나서 합리적으로 대화할 생각이 있다”며 “노조추천이사제는 직원, 이해 관계자, 주주들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수렴해 결정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

은행 임원 인사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. 공정성에 더 초점을 두겠다는 게 윤 행장의 생각이다. 그는 “원샷 인사(하루에 임직원 인사를 모두 끝내는 제도)를 하는 것보다 제대로 (인사)하는 게 중요하다”고 강조했다.

정소람/송영찬 기자 ram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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